휴대폰 없는 세상
그동안 우리가 휴대폰 없는 세상을 상상이라도 해 보았는가
그저 휴대폰 사용습관에 젖어 통신이나 연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다는 것을 이번 사태에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사태란 나이지리아 대통령 취임식 날인 5,29일 정부가 아부자시 전체를
아침부터 저녁 10시까지 휴대폰 전파를 다 막아버린 사태를 말한다
그 이유는 폭탄을 장치해 놓고 휴대폰 신호로 폭파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그래도 현대 생활의 기본인 휴대폰을 갑자기 예고 없이 막아버리니
여기저기서 혼란이 야기되었다
갑자기 도시가 너무나 조용하고 아무 연락을 못하게 되니 고립무원의
고도에 떨어져 버린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교통시설이 발달하지 못하고 전화선에 의존해 사용하는 소위 집전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나이지리아 에서는 완전히 통신 두절사태가 벌어졌다
어떤 사람은 취임식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탈 수 있는 집결지로 갔다가 휴대폰 불통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운전사더러 집에 가서 기다려라 하고는 버스를 타고 갔다
당국에서 안전을 위해 개인차량을 사용금지하고 버스로 가도록 했기 때문이다.
아뿔사 행사에 갔다가 집결지로 다시 와보니 운전수하고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한다
할 수 없이 다행히 거기에 차를 대기 시켜 놓은 다른 사람 차를 빌려타고 시내로 나오고
거기서 다시 택시를 겨우 잡아서 집에 갈 수 있었다 한다.
본인도 행사장 근처만 휴대폰이 안되는 줄 알고 잠시 집에 일이 있어 갔었는데
하필이면 차를 다른 곳에 보내 버렸다
집에 가보니 거기서도 불통. 운전사는 물론이고 우리 동료들하고도 연락 할 방법이 없다
동료들이 있는 식당은 알고 있으나 보통전화가 있는지 조차 여기서는 모른다
전화번호부같은 것은 있을리 만무다
그렇다고 본인이 운전해서 직접 간다고 해도 그 다음엔 차가 처치 곤란해진다
조용한 가운데 온갖 생각이 다 든다. 옛날 처럼 비둘기가 있던지
전령이 마라톤하듯이 달려가야 하든지 본인이 택시라도 타고 가야 하는데
경축일 휴일에 택시가 많은가 택시도 안전하지 못한 도시인데다가 아무데서나 잡을 수도 없다
어떻게 해서 간다고 해도 동료들이 또 다른 곳으로 가면 어떻게 하나
다행히 동료들이 나한테 물어볼것이 있어 쪽지를 운전사 편에 보내 주어서 그 차를 타고 가서 합류하게 되었지만 그 동안은 완전 고립상태에 빠졌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다른 곳에선 비상 위성전화를 사용하거나 사람을 사서 달려가게 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쓰거나 똑똑하게도 무전기를 구비하여 사용했단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새삼 통신확보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치안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는 이런 사태가 종종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니
위성전화나 무전기라도 사놓아야 하나
그리고 이런 사태에서는 장글에서처럼 항상 무리지어 같이 행동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우리 일행은 현지 인사를 방문할 계획이 있었는데 아무 연락도 안되어 할 수 없이 비상수단을 썼다
연락관을 차 한대로 그곳에 보내고 우리 본대는 집에 가있을테니 협의 결과를 가지고 집으로 오라고
약속을 하고 보냈다 그러지 않으면 또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통신이 안되니 전령이라도 이리저리 보내야 했다 갑자기 원시시대로 회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