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한국

의료선진화 - 정신이 정상인 환자대상의 중환자실 설치

관허 2012. 11. 8. 09:54

요즘 중환자실에 드나들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 병원이 아직 공급자 위주의 획일적인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중환자실 하면 전통적으로 환자가 혼미한 상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위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방이다. 대체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된다거나 맥박, 혈압, 호흡이 어려워 끊임없이 주의가 요구되는 환자거나 거의 의식이 깨어있지 못한 환자들이 그 대상이다.

 

그러나 게중에는 의식이 정상이지만 그런 주의가 요구되는 예외적인 상황도 있는데 우리는 이를 같이 취급해서 아무런 볼거리나 정신활동을 할 만한 꺼리가 없는 방에서 그냥 방치해 두고 있다. 가만 두면 병이 없는 사람도 정신이 이상하게 될 만한 상황에 내버려 두고 있는 것이다. 의사들도 그런 상황을 알면서도 누구하나 개선책을 건의 할 생각도 없고 의지도 없는채 그러려니하고 지나간다. 그런 상황에서 그냥 안정제나 잠오는 약을 투여할 뿐 좋은 개선책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중환자실이 몇개가 있을 경우에 환경을 달리해서 만들어 놓고 환자들도 분류를 잘 해서 합리적으로 환자를 배치하거나 중환자실을 따로 설치할 여건이 안된다면 한쪽에 구획을 지어서 환경을 꾸밀 수도 있고 그것도 어렵다면 끊임없는 주의가 가능한 개별 입원실을 가까운 곳에 설치하든가 하는 방도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내가 그런 위치에 있었다면 병원 사정을 검토하여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해 보았을 것이다. 또한 기회가 있다면 여타 선진국에서는 어떤 식으로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지 조사라도 해보았을 것이다.

 

경영학에서도 보면 현장에서 일을 담담하고 있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제안, 문제점 발굴과 해결책 제시가 서비스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인데 그런 서비스 정신을 찾아 볼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 게다가 소비자의 요구도 어디서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도 모를 막연한 시스템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의료선진화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가 하나하나 해결해야 할 가까운 데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