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식 교수의 "道와 로고스" -1
1978년 출판된 유동식 교수의 "道와 로고스"라는 책에 기독교와 타종교간의 관계에서 기독교가 타 종교인의 개종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논리가 있어 참고로 여기에 발췌한다. 개종요구는 WCC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교회는 선교적 존재이다. 그러면 무엇을 선교하는가 복음이다. 복음은 한마디로 하나님의 말씀이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이 되셨다는 것이다. 즉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과 인간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 우리들의 구원이 있다는 것이 복음이다.
그리스도는 비단 교회의 머리일 뿐만아니라 전세계의 주인이요 머리가 되시는 분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전세계 만민이 구원에 이른다.(보편성) 다만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구원하셨다는 사실을 믿고 받아들인 사람과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리스도가 계신 그 곳이 교회라고 한다면 세계는 온통 교회로 변했다. 다만 이 사실을 인식한 “드러난 교회”와 인식하지 못한 “가리워진 교회”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복음은 단순히 자동적으로 소유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주어진 운명인 동시에 각개인이 인격적으로 관여해야 할 과제로 주어진 것이다. 여기 교회의 선교적 과제와 함께 신앙의 의미가 있다.
이 보편성이라는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달되기 이전에도 비록 가리워진 형태이긴 하나 그리스도의 은혜 밑에 살고 있다. 사랑과 자유와 정의야말로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이다. 그러므로 사랑과 자유와 정의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한 그곳은 비록 그리스도의 이름을 모른다 할지라도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곳이 된다. 타종교인들도 그들 나름대로 사랑과 자유와 진리를 따라 사는 한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것이다. 따라서 타종교인에 대한 복음의 선교는 그들의 개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유는 ①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이 되었다는 것은 인간 존재에 대한 긍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가 관심을 모은 것은 기독교의 번창이 아니라 새로운 존재로 변하는 것이다. ② 모든 종교는 제각기 자기 종교와 신앙의 절대성을 믿고 주장한다는 사실이다. 기독교인은 그리스도의 복음의 절대성을 믿지만 타종교가 무의미하다거나 열등하니까 기독교로 개종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인의 선교의 목적은 단순히 기독교인의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고 복음의 내용인 새로운 존재로서의 사랑과 진리의 선포 확장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