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공간
동물의 왕국이나 내셔널 지오그라피의 동물 도큐멘터리 같은 것을 보면 사자도 그 영역을 가지고 있고 침팬지도 영토가 있어 그 영토를 주기적으로 돌면서 감시하고 다른 동물들이나 이웃 경쟁그룹에서 행여나 침입할까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만일 경쟁자가 칩입하게 되면 영토를 둘러싸고 목숨걸고 싸우게 된다.
이런 동물의 본성은 사람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사람도 집이 있어야 하고 그 집내에서 가족들이 거주하지만 그 중에서도 아버지 공간, 어머니 공간, 애들 공간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 있어서 그 영역을 함부로 침입하거나 무시하거나 할 때에는 불화가 발생한다고 생각된다. 보통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면 앉는 거실 의자가 있고 컴퓨터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이 정상적일 것이다. 어머니도 부엌이나 일하는 공간 화장하는 공간은 침범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도 공부하는 공간에 함부로 부모가 드나들면 그 공간을 침입하게 된다. 이렇게 각 사람도 자기 나름대로 선호하는 공간이 있게 마련이라 생각된다.
부부간 불화가 발생하는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이런 공간의 침입이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간이라하면 단순히 장소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좀 넓게 보면 시간에서도 그러한 예가 발견된다. 저녁시간은 가족이 함께 있어야 하는 시간인데 그 시간에 외부사람이 와서 시간을 침범하면 문제가 생긴다. 또한 아버지의 시간을 누가 침입할 때에는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아침 신문을 보거나 산보하는 시간인데 어머니가 계속 이일저일을 시켜서 못 읽게 한다거나 운동을 못하게 하는 것도 다 쌓이면 불만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써 가족들이 누구의 생일을 축하해주어야 하는 그 시간에 외부사람이 가족들로부터 그 시간을 뺐어 버린다면 이 또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된다.
아버지가 어머니의 생일날 축하해주러 집에 들어왔는데 어머니는 다른 사람하고 생일잔치하러 가버렸을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갈 만하다.
이러한 예들을 볼 때 동물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공간과 시간에서 그 영역을 확보하고 지키는 본능적인 욕구가 자리잡고 있다 하겠다. 심리상담에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견문이 일천해서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같은 분석이 있지 않을까 행각한다. 결론은 모두다 상대방의 시간과 공간은 물론이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 상대방의 배우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영역을 존중해 주어야 할 것이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