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한국

볼트하나의 참극

관허 2014. 2. 25. 18:10

얼마전 경주 마우나 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아까운 생명 10명이 횡사한 사건이 있었다. 이런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작은 것을 소홀히 하는데서 온다는 것을 아직도 뼈저리게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에 있다. 주로 건설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이 정도는 아무 탈이 없겠지 하는 안일한 사고방식에서 비롯되는 사고인데 미안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그런 데에 무감각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데 심각함이 있다.

 

우리 주변에 흔히있는 실제적인 예로 내가 당한 것은 안락의자를 한개 구매했는데 들고 온 사람이 조립해 주고 가는 물건이었다. 내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봉 하나에 볼트 4개씩 들어가는데 한개가 안보인다고 3개만 조립하고 덮고 가려했다. 내가 항의하니 그제야 마저 찾아 끼우고 갔다. 내가 간섭하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나머지 볼트가 힘을 받아 부러지거나 넘어졌을 것이다. 한심한 대충주의였다.  또 한사례는 위성테레비 안테나를 신청했는데 베란다 난간에 볼트 4개를 고정시켜야 하는데 여기서도 3개만 달고 휙 가버렸다. 괜찮다는 변명이었다. 오히려 4개를 다 조립하라는 나의 말은 한심하다는 듯 그냥 가버렸다. 지금도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약간 틀어져서 다시 미세조정을 해야한다.

 

이러한 예는 건축을 하다보면 그야말로 수도 없이 나타난다. 인부들이 해놓고 간 뒷자리를 보면 허점투성이이고 물어보면 천편일률적인 대답이다 괜찮다는 것이다. 겨울이 오고 한번 겪어보면 여기저기 터지고 얼어붙고 금방 그들의 거짓말이 탄로난다. 그래도 그들은 태연히 다시 고치면 되지하는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전혀 미안해 하지도 않으면서 비용은 다 뽑으려고 달라든다. 심각한 적당주의다. 어찌 이런 사람들이 태연히 건설을 하고 있는지 참으로 기가 막힌다. 미리 문제를 예견해서 말을 해 줘도 저네들이 전문가라고 말을 듣지 않는다. 문제가 생겨서야 그제야 다시 돈들여 고치면 된다는 식이다.

 

또 한심한 것은 건설업자가 자기네들의 실수, 하자를 숨기고 호도하려고 달려든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모를 줄 알고. 문제를 계속 지적하고 달려들면 그제서야 자기네들 실수를 털어놓는 사례가 많다. 어찌 이런 한심한 사람들이 건설을 한답시고 소비자를 우롱하고 다니는지 큰 형벌로 다스릴 수가 없는지 기가 막힌다.

 

이런 일을 몇번 당하다 보니 우리가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인간개조를 이런 가장 기초적인데서 부터 시작해야 하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왜 문제를 미리 예견하지 못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런 일이 비단 건설같은 분야에서만 일어나는가? 그렇지 않다. 사회 각분야 모든 분야에서 기초를 튼튼히 구축하지 않으면 우리는 선진사회로 갈 수가 없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말은 부품하게 그럴 듯하게 꾸며내서 호도하지만 우리에게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국민의  가려운 곳 아파하는 곳을 시원하게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행정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밑바닥부터 모든 대안과 그 효과를 검토하는 등 완전한 검토를 거쳐 대책을 수립하고 자신이 있을 때에 그것을 내어 놓아야 하는데 정치권에서 불쑥불쑥 내놓는 대책은 그런 것이 결여되어 있어  믿음성이 가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선진국들의 제도를 이것저것 참고로 하지만 이런 근본적인 데서부터 개조해 나가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까지 모래위에 집을 짓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총론 보다는 각론에 튼튼한 사회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 주위의 볼트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자. 

 

천년전의 우리 조상 장인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재는 이런 대충주의 적당주의로는 되지 않았다. 완벽함을 추구한 것이 오늘날 길이 문화재로 남아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