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전환

돈과 정치

관허 2015. 4. 14. 21:44

얼마전 이완구 총리가 느닷없이 부패척결을 외치더니만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던 경남기업회장의 자살사건으로 오히려 그 칼날은 자신과, 같은 여당의 인사들을 향하고 급기야는 대선자금으로 불똥이 튀었다. 이 마당에 야당은 정치공세에 여당은 야당도 예외일 수 없다고 서로 대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보고 있노라니 이제는 신물이 나서 뉴스도 보기 싫어질 정도이다. 그야말로 요즘  한국은 큰 정치를 영영 보기 어려운 지경에 떨어지지 않았는가 싶다.

 

정치는 국민들을 편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인데도 요즘 정치는 서로 자기의 춤을 보아달라고 온갖 문제를 일으켜 주목을 받으려 한다. 

 

원래 정치하는 사람들은 자금이 필요하고 그 자금은 기업해서 번 사람들이 내게 되어있다. 그런데 개인의 월급이나 배당에서 번 돈을 헌납하고 후원하지 않고 기업의 돈을 비자금을 만들어서 쓰려고 하고 또 그 대가로 무언가 이득을 얻으려 하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다. 그런데 모든 인간사가 그렇고 모든 사람이 성인군자가 아니라서 모든 것이 원리원칙대로 되지 않는다. 사회는 적당히 어두운 곳도 있고 밝은 곳도 있는 것이 상례인데 그것을 무리무리해서라도 티끌 하나 없는 사회로 만들려 하다보면 무리 수가 나오고 세상살이가 더 고달파진다. 여기서 우리는 여백의 미를 남길 줄 알아야 하고 동양화 처럼 빈공간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처럼 서로 내가 깨끗하다하는 싸움을 하다보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어디까지 조치해야 할지가 참으로 막막할 것이다. 오히려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려면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모두 없애고 그야말로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국회를 만들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정권을 잡아도 전리품이 없을 정도로 권한이 없다면(즉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 자율적으로 잘 돌아간다면) 어디 뭔가 얻으려 그렇게 돈을 뿌리 겠는가? 

 

성매매특별법도 그렇다. 인류역사가 생긴 이래 없어지지 않았던 각종형태의 성매매를 송두리채 부리 뽑겠다고 하는 정치권 사람들도 뒤로는 그 문제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일부 여론에 끌려가는 형국인데 우리 사회는 도무지 성인군자의 사회로 갈 생각도 못하고 정부도 인간들의 삶을 전체적으로 포괄적으로 볼 생각은 하지 않고 다종다양한 사람들의 욕구가 현존하는 것도 외면한채  오히려 많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실험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으로는 빈발하는 안전사고를 빌미로 공무원들은 규제완화와 경제살리기 국민생활 편익향상이라는 좀더 큰 목표는 내팽개치고 면책이나 할 요량으로 각종규제만 고안해 낸다.

 

이러한 것이 우리가 처한 요즘의 현실인데 이것이 선진국을 향해 가는 통과의례로 어려움을 겪는 것인지 아니면 모든 행동을 국가가 통제하는 국가통제시대로 전체주의로 가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언제 어디서 우리는 전체 국민들의 생활을 진심으로 염려하면서 그야말로 큰 통치를 볼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 점점 더 많은 국민들이 정치인들을 냉소적으로 보고있는 현실을 그들만이 모르는가.

 

본질을 애써 외면하면서 겉으로 나타나는 현상만 없애려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텐데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행정하는 사람들이 좀더 깊게 깊게 근원적으로 철학적으로 문제를 봐야 하겠다.

 

노자에 보면 천하에 규제와 금령이 많아질수록 인민은 더욱 빈궁해지고, 민간에 예리한 무기가 많아질수록 국가는 더욱 혼란해지고 -- 라고 하고 있고 또 인민의 태평성세를 어렵게 하는 것은 통치자의 작위 때문이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