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은퇴후의 부부갈등

관허 2016. 6. 24. 05:28

얼마전 조선일보 "별별다방으로 오세요"라는 칼럼에 어느 은퇴 가장의 애환이 실렸다. 은퇴 후에 집에 있는 남편이 아내의 짜증과 냉대에 시달려 어디 원룸이라도 얻어서 나가서 살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것을 본 후 남자독자들의 공감하는 말과 부인들의 반론이 잇따랐다 한다. 그러고 얼마후 이번에는 부인측의 반론이 같은 칼럼에 실렸는데 지금까지 참고 살아온 아내의 마음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제 할 말을 좀 하고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명의 실상" 7권을 읽다가 흥미있는 글을 읽었다. 이 세상에는 질서가 있다. 우주에도 어떤 질서가 있듯이 인간생활에도 질서를 어기고 마음대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 본연의 모습이다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상사라고 해서 마음대로 부하를 다룰 수 없듯이 일정한 존경과 믿음과 절제를 가지고 인간관계를 꾸려가지 않으면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자기 마음의 절제가 없으면 부부관계나 부모자식간의 관계가 원만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부부 어느 상대방이든 자기의 소유물이 아니고 자식도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이므로 직장에서 인격체를 다루듯 가정에서도 상대방을 인격체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글이다.


은퇴를 한 남편은 직장이 있을 때는 출근한다는 핑계로 집안 일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은퇴를 한 후엔 자기 주변 일에 대해서는 그것이 삶의 한 방식이니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청소나 간단한 수리, 시장보기 같은 것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부인 측에서도 참다가 신경질로 대할 것이 아니라 이것 좀 해주세요 저것 좀 해주세요 식으로 조금씩 역할을 담당하도록 부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마음 속의 절제를 잃어버리고 버럭 신경질을 내면 그 분위기는 바로 상대방에 전달되어 같은 반응이 나오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진짜 혼자사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게 되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의 아이들은 어떻게 인성교육을 받으면서 크는가가 걱정이다. 어릴 때부터 이런 절제심을 기르지 않고 독불장군처럼 키워진다면 그 주변은 평화보다는 불화가 생기게 될 것 같아 걱정이다.


호랑이 부부를 치유한 사육일기를 보니 참 흥미롭다. 호랑이 부부가 새끼를 낳고 기르다가 무슨 일인지 부부사이가 틀어지고 그 영향으로 두달된 새끼들도 방치하는 문제가 생겼다.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으로 다른 호랑이가 웃는 소리를 녹음해서 계속 들려주니 호랑이 부부들이 웃게 되고 새끼들도 다시 키웠다는 얘기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스로변해서 절제심을 잃지 않고 자기 주변을 변화시키면 자기도 행복하게 변한다. 이것이 우주의 질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