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새벽에 아침 신문을 들여다 보고 있자면 어떨 때는 제목만 술렁술렁 넘어 가는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정독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주의력이 집중되고 뭔가 글로써 내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때가 있다. 글을 쓸 때 가장 나의 머리도 조직적이 되어 간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아침 내 머리 속은 복잡하다. 답답하면서 두렵다. 미국은 트럼프 새 대통령으로 새로운 장관들이 들어서고 새로운 정책들이 나온다. 경제를 개혁해서 힘을 더 기르고 그 힘을 바탕으로 또 세계전략을 다시 짠다. 그 하나의 타겟이 우리나라 주변이다. 중국은 이에 맞서 약한 한국을 욱박지른다. 일본도 녹녹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나라 내부 소식은 칼자루를 손에 쥔 특검이 대통령한테도 휘두르고 최대의 재별기업에게도 휘두른다. 정치권을 보면 이제 대권을 손에 쥐게 될 시기가 가까이 온다고 저마다 나서서 다차원의 전투를 벌이고 있다. 마치 권력의 칼날이 자기 편이 된 양 날뛴다. 그러나 그 칼날은 언제든지 남의 손에 돌아갈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 칼날은 그 몸 일부에도 사정이 없는데 말이다. 북쪽의 정권은 만만한 남쪽을 어떻게 요리할까 지켜보고 있으면서 크게 미국과 중국과의 게임을 하는 것 처럼 보인다. 이 그림을 보면 마치 어떤 아이가 개미들의 전쟁 그리고 개미 집단 내부의 여왕개미 후보들의 전투 장면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현재의 상황이 어떤 자들은 구한말의 격동과 같다고 한다. 이 거대한 소용돌이가 우리를 덥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우리만의 싸움으로 제대로 그 격동을 헤쳐나갈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그냥 앉아서 격동을 임진왜란 겪듯이 겪어야 하는지.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 문명시대에서 낙엽처럼 목숨을 바치는 시기가 오는 것 아닌지 아님 우리끼리 완장차고 다니는 사람들한테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혼란의 상황을 또다시 겪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강한 이웃들은 저마다 외교한다고 중국가서 사드외교 하고 저마다 일본에 대한 위안부 외교한다고 하는 한국을 어떻게 들여다 보고 있을까.
혹자는 우리나라가 역사의 소용돌이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북극과 남극의 기(氣)가 한반도에서 만나게 되고 그래서 우리는 항상 태극마크 처럼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처하고 거기서 새로운 질서가 배태되어야 하기 때문이란다.
거기에는 정치뿐만이 아니라 경제의 새로운 질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정치가 이렇게 혼란 스러운 것은 세계는 강력한 리더들이 나서서 서로 자기의 힘을 자랑하려 하는 기운이 있는데 우리는 국회의 힘이 점점 더 세어지더니 이제는 대통령마저 휘두르는 한계상황에 이르러 이제는 새로운 헌법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에 왔다. 자라나는 시민의식에다 발전한 IT로 어떻게 전체 국민의 의사를 정치에 제대로 반영할지 하는 정치구조 자체도 개혁의대상이 되어 있다. 일부의 열성참여자가 전체인 것 처럼 호도되는 단점도 줄이고 포퓰리즘을 어떻게 방지해야 할지도 큰 과제이다.
경제도 크게 보면 재벌의 2세에서 이제 3세시대, 4세시대로 오면서 반감들이 많이 생기고 이제 새로운 지배구조 시대로 들어서는 시기여서 이런 혼란들이 생기는 것이 아닌지. 재벌 3세 4세의 갑질이 도마위에 오르고 폭행이 뉴스거리가 되고 청문회에 국감에 나와서 모욕을 당하는 것 이런 현상이 거대 경제 조직보다 이제 각자 시민들이 경제구조의 핵심이 되는 공유경제의 태동에 그 힘의 균형이 흔들거리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우리 국민이 저력이 있다면 이 크나큰 위기를 제대로 헤쳐나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다보스 포럼의 테마처럼 리더쉽이 제대로 서야 하는데 걱정이다.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이 한마디씩 던지는 말들이 언론의 보도 탓인지 사람들의 혀를 차게 만드는 것 뿐이니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