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은 그동안 정치에 염증을 느낀 나에게 약간은 위안이 되어주었다. 그 전에 보여준 북한 예술단의 공연은 기교면에서는 완벽할 정도로 좋았으나 창의력이 보이지 않는 죽은 예술같아 보였다. 멜로디, 선율, 곡의 내용은 이전에 익히 들었던 유럽 거장들이 이미 보여준 것들을 충실히 재현하고 연결시킨 것이었다. 시간은 흘러간다. 사람의 감정도 발전해 간다.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진화의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흘러간 것을 다시 보여주면서 사람의 감흥을 얻기란 어려운 것이다. 관중들의 표정도 별반 다를게 없었다. 오로지 연주하는 앞에서 보여주는 사람들만 기교의 극치를 포장할 뿐이었다. 보는 사람들은 느낀다. 그 뒤에 배경으로 있는 북한 사회의 경직성이 느껴진다. 아마도 최고 권력자 자신이 아마 그런데 짜증이 날 것이다. 아래 사람들은 자기 말만 들어려 하고 뭔가 창의력을 보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은 알 것이다. 그러면 자기가 오히려 불안해진다. 이것이 인지상정이다. 이산가족의 아픔 통일의 당위성을 다시한번 내세우지만 이미 철지난 레파토리일 뿐이고 아직 현존의 고통이지만 여러변 듣다보면 무신경으로 간다.
그런데 개회식은 어떤가. 아무지 정치가 염증을 일으켜도 그래도 날씨는 우리에게 기회를 줬다. 태극에 음양오행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기술까지 우리의 역량을 잘 보여준 예술이었다. 세계만방에 다시한번 우리 민간인들의 우수성을 보여줬다. 민간인들이라 한것은 정치인을 빼고 말이다. 아마도 정치인이 개회식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완전 실패로 온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했을 것이다. 거기 참석한 북한의 인물들을 보면 왜그리 초라한 생각이 드는지. 많은 것을 느끼고 가기 바란다. 물론 솔직히 그 느낌을 최고권력자에게 복명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잘 봤다. 응원단들 선수단들도 오늘의 우리 현 상황을 그리고 창의적인 예술이 어떤 것인가를 잘 봤을 것이다. 자유가 무엇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