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전환

70대 첨단살기

관허 2021. 3. 12. 22:46

70세가 되었는데 난 그저 그동안 알고 있던 지식과 휴대폰 같은 장비만 가지고 살다 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딸이 7 순이라고 갤럭시 워치를 선물로 보내왔다. 혈압도 재고 심박수도 재는 기능이 있다. 한참 동안 씨름을 하고 찾아보고 이리지리 만져보게 되었다. 그리고 가지고 있던 노트북이 너무 오래되어서 매번 켤 때마다 부팅이 오래 걸려 짜증이 나던 차에 아예 살면 얼마나 살건가 하고 조금의 투자를 하기로 하고 새 노트북을 하나 장만했다. 늙어도 친구들이랑 줌 회의도 하게 되어 좀 더 나은 음향과 좀 더 나은 사진을 보게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대금도 요새는 코로나 때문에 줌으로 교습을 한다고 해서 약간의 투자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기계를 마련하니 그것들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도 만만치 않다. 머리를 싸매고 하라는 대로 해보았다, 그간 쌓인 세월의 공백이 무척 크게 느껴진다. 노트북과 휴대폰도 연결해 본다.  휴대폰에 있는 앱을 노트북에서도 해본다. 사진도 공유해보고. 그러니 태블릿, 갤럭시 시계와 휴대폰 그리고 노트북이 하나가 된다. 아직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인지는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아니면 그냥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 

 

집에 있는 기계들이 점점 하나로 연결된다. 유투브를 휴대폰에서 보다가 노트북에서 보다가 태블릿에서 보다가 또 텔레비전에서 본다. 세상 참 빨리 변한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매일 배달되는 신문을 보면서 최신 기술을 이해라도 할라치면 모르는 단어 찾아보고 모르는 앱은 다운로드해보고 하다 보면 오전은 그냥 가버린다. 네이버 제페토 앱이 아바타 만들어 준다 하여 다운로드하여해 보니 1960년 이전 태생은 해당이 안된다. 우린 근 10년이나 폐물이다. 난 줌 회의를 할 때마다 내 얼굴을 보면 환멸이 느껴질 정도로 늙어서 내가 보기 싫을 지경이라 남이야 오죽할 까 싶어 아바타라도 대신 내세울까 했었다.

 

그것뿐일까. 하던 대금도 코로나로 진도가 나가지 않는 데다 연습부족으로 뒷걸음치니 그것도 방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연구해오던 종교문제도 계속 연구해야 하고 치매를 방지하기 위해 영어 일어도 틈틈이 해야 한다. 그러니 이렇게 고령이 되어서도 너무 바쁘다. 세상은 마구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떼 지어 몰려 가는 느낌이고 우리는 그 물결을 타지 않으면 완전히 도태되어 쓸모없는 노인으로 낙후되어 버릴 것 같다. 매일 세상을 따라가느라 힘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