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의전환

내가 유튜브를 보는 이유

관허 2024. 2. 5. 06:27

드디어 유튜브가 국내 앱 1위를 차지했단다. 아마도 나도 거기에 일조를 했겠다. 예를 들어 어제 일요일 내가 TV 앞에서 시청한 것은 대부분이 유튜브이다.

 

우선 손흥민의 아시아컵 축구에서 넣은 멋진 프리킥 장면을 다시 보기 위해서다. TV프로그램을 보자면 언제 재방송을 할 지 모르고 기다리지도 못한다. 급히 다시 보고 싶은데 찾는 것은 당연히 유튜브이다. 또 보고 싶은 것이 도깨비 경매이다.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경매에 어떤 물건이 나오는지 그리고 요즘 뜨는 박경매사가 나오는지를 보고 싶었다. 경매사가 경매하는 것 자체가 원맨쇼 같이 재미있다. 어떤 TV연예스타보다 낫다. 인간미가 있고 가식이 없다.

 

다음으로 본 것은 언더스탠딩의 양자역학과  양자컴퓨터 강의이다. 이건 나의 공부다. 뉴턴역학과 양자역학이 어느 시점에서 나누어지는가 하는 것이 그동안의 나의 의문이었기에 긴 강의를 끝까지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계속 보지는 못하고 중간에 다른 것을 하다가 다시 그 부분부터 새로 듣고 잘 이해가 안 가면 뒤로 가서 들었다. 나의 주도로 공부가 된다. TV프로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다.

 

그리고 허경영 강의를 들었다. 실시간으로 하기 때문이고 나의 스케쥴에 맞추어 뒤로 가기도 하고 다른 것 하다가 다시 듣기도 한다. 매끄럽지 못한 진행자의 코멘트나 실수도 관계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적이다. 마치 옛날 학교 수업하듯이 칠판을 보면서 강의를 듣는다. 한자공부도 된다. 허경영 씨는 전부 한자로 전자칠판에 쓰기 때문이다.

 

이렇듯 나의 대부분의 TV앞 시간은 유튜브로 채워졌다. 그리고 때때로 시사프로도 유튜브에서 보고 패션쇼도 거기서 보고 교회 설교프로도 유튜브로 보기도 한다.

 

내가 TV프로를 잘 안보는 이유는 보기 싫은 정치인 뉴스가 너무 많다. 그것을 피하려니 채널을 계속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건강프로 같은 것도 미리 PD의 시나리오대로 일사불란하게 진행된다는 것이 거부감을 가져온다. 보통 대화하는 속도가 아니고 마구 읽어 내려간다는 느낌이 들만큼 빨리 말하는 것이 거슬린다. 진행이 미리 짜인 각본이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카메라 움직임도 거슬린다. 어지러울 만큼 이것 보여주다 저것 보여주다 한다. 가끔 음악프로 같은 것을 보면 카메라 줌인 줌아웃등 카메라 워크가 눈에 거슬린다. 그러려면 차라리 한 각도로 고정하는 것이 안정감을 즐 것이다. 무엇보다도 PD가 시청자의 관심을 주도한다는 점이다 내가 주권을 가지고 봐야지 내가 주도당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난 연속극 자체는 보지도 않는다. 뉴스도 필요한 것 이외에는 잘 안본다. 날씨를 보고 싶은데 그렇다고 뉴스프로에서 그것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그저 보는 프로는 여행이나 음악프로이다.

 

또 하나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이 있다. 유튜브 매체가 TV, Tab, 휴대폰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TV를 보다가 자야겠다 싶으면 침대에서 Tab으로 본다. 적당한 지속시간과 콘텐츠를 선택하여 켜놓고 자면 어느새 꺼지고 잠을 잘 수가 있다. 아마도 자면서 공부가 될는지도 모른다. 영어 공부를 하기도 하고 일어 공부도 하기도 한다. 자면서 공부가 된다는 전제 하에.

 

또하나 있다. 유튜브에는 나만의 라이브러리를 형성할 수 있다. 나중에 볼영상에 모아두면 나의 취향에 맞는 것을 모아둘 수 있고 나중에 두고두고 볼 영상도 저장이 된다. 예를 들어 단전호흡 영상 같은 것은 집에서 수련할 때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유튜브가 성행하는 요즈음에 방송인들이 너튜버라고 이상하게 폄하하지 말고 TV를 개혁해야 할 것이다. 시청자들이 어떤 점 때문에 유튜브를 시청하는지를 잘 분석해서 그런 취향에 맞게 개혁할 것이지 나를 따라와라 하는 식으로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다. 방송국 관계자들이 분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