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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결핍인가 압축 학습인가발상의전환 2023. 11. 16. 11:02
나이가 들면서부터인가 예전 같으면 책을 들고 앉으면 한 권을 다 읽을 만큼 진중했으나 요즘은 한글 소설책 같은 것도 계속 읽기가 힘든다. 읽다가 다른 생각을 한다던가 카톡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또 요즘은 당근마켓도 확인해 본다. 뭐 좋은 것을 나눔 하는 것이 없는지 하고.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웬만큼 재미있는 것이 아니고는 한편을 처음부터 본다는 것은 아주 어렵다. 유투브나 넷플릭스 같은 곳에서는 우선 중간중간 클릭 해봐서 재미있을 만하다든가 멋진 장면이 나온다든가 할 경우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본다. 웬만큼 보다가 쓸데없는 장면이 나온다든가 하면 바로 건너뛰든가 그만 본다. 바둑도 마찬가지이다. 선수가 생각이 길어진다면 바로 다른 채널을 돌려보고 광고라도 할라치면 또 다른 채널을 본다. 심지어는 운동경기도 한쪽으로 기운다 싶으면 돌려버린다.
영화 얘기가 나왔으니 요즘 영화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은 식상해서 보기가 싫어지고 배경을 죽이고 인물만 클로즈업해서 찍은 것은 이리저리 카메라가 돌아가서 어지러워 못 본다. 예전 명화처럼 실제 좋은 경치나 나오면 제대로 된 영화라고 생각되어 좀 볼 마음이 생길 뿐이다.
이게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요즘은 대세가 그런 것 같다. 그런 대세에 편승한 것이 트위터요 유투브쇼츠요 페이스북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현상을 요즘세대의 주의력 결핍이라고 매도하지는 못한다. 사회가 그만큼 빨리 변화하니까 거기에 맞추어 살다 보니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학문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2년에 걸쳐서 석사 하나 받거나 10년에 걸쳐서 박사 하나 받는다는 것이 요즘 세태에 적합한 것일까 의문이 든다. AI에 질문하면 요약정보를 볼 수가 있고 또 웬만한 정보 (논문급 정보)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먹거리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케이키도 점점 작아지고 몇인용 케이크보다 일인용 작은 케이키가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한 가지를 먹고 먹고 또 먹고 하는 것이 아니라 요것도 먹어보고 조것도 먹어보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닐까. 모든 것이 급격히 변하는 시대에는 이렇게 인간도 적응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아이들의 성장만 봐도 우리 클 때하고는 천양지차이다. 그만큼 애들이 빨리 성숙해서 노래하는 프로를 보면 애기들이 얼마나 잘 부르고 어른 뺨치는지 놀라 자빠질 정도이다.
우리 같은 70대는 이제 세상 따라가기가 힘든다. 휴대폰 기능도 하도 빨리 바뀌니 그것 따라 가기위해 바쁘다. 매일 아침 신문을 몇 시간씩 샅샅이 봐야 세상 돌아가는 것을 그나마 쫓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바야흐로 압축성장시대에 사는 노인들의 서글픔인가 숙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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