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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법조인 검사와 변호사 출신들이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이번뿐만 아니라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류 정치인들 중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출신들이 많다. 육사 출신에서 전문 정치인으로 넘어갔다가 이제는 법조인 시대가 되었나. 그런데 나는 감히 이런 현상이 이조시대 주자학을 신봉하던 정치인들이 당파싸움으로 나라를 거덜 낸 역사가 그 학문을 법학으로 바꾸고 계속적인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계속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수위 당쟁의 계승자라고.
나도 법학을 6년이나 했지만 내가 경영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들은 얘기는 판검사는 사회의 부의 창출에는 하등 기여하는 바가 없고 기여하는 것은 기업이다. 곧 경영자와 노동자다라는 말을 들었다. 경영학과 나중에 정치학쪽으로 공부를 하면서 완전히 다른 즐거움을 느낀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즘은 기업경영에 변호사의 활약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형사나 민사사건 다툼만 담당하다 보면 부의 창출보다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데 신경을 쓰게 된다.
법조인 개개인 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경향으로 보면 이렇게 말할 수 있지않을까. 판사는 올라온 케이스 중에 누가 옳고 누가 그런지만 판단하는 것이고 창의적인 발상이 들어갈 여지가 제한되어 있지 않나 싶고 검사는 법 위반만 따지기 때문에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분야 등에 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아닐까.
게다가 우리는 권위주의적인 문화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예전에 판사나 검사가 되면 아무리 어린 나이라도 영감님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그 문화에 젖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일반국민들과는 괴리된 세계에서 자기 오만에 빠져버리는 것이 아닐까. 예전에 사법고시를 합격해서 검사가 되면 부이사관을 주고 행정부에 들어오면 사무관이 되었다. 아무리 보수의 차이 그리고 수사를 위한 것이라 하지만 이건 불공평했다. 이것이 수평으로 공무원 간의 관계에서도 우월감을 가지게 만드니 대 국민 관계에서야 오죽하겠나.
검사를 하다가 정치판에 뛰어들어 스스로 그 한계를 느낀다면 먼저 검사의 문화를 그리고 검사를 그렇게 권위적으로 만든 제도를 먼저 개혁하는게 순서가 아닐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마도 검사들의 정계 진출을 위해서도 더 좋은 것이 아닐까. 개개인의 자질에 맡기기보다 그 바탕이 되는 제도적 불평등을 제거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그동안 권력으로 만들어 놓은 불평등 제도의 당사자는 그냥 안주하려 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들 스스로 개혁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개혁할 수가 없다. 국회의원들의 특권도 마찬가지다. 선거 때만 잠시 개혁의 기미가 보이지만 일단 붙고 보면 특권을 향유하고 일반 국민들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법조인들의 정치참여 거의 대부분이 소위 판검사 출신들인데 대해 국민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스스로 돌아다보고 겸허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보다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에 더 방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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