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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가계 여행 유감
    여행 2025. 3. 13. 22:17

    대한항공 모닝캄 프레스티지 회원이면서도 십여 년 해외여행을 모르고 있었는데 드디어 방랑충동이 발동했는지 친구들과 5박 6일의 장가계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동안 해외여행 여건이 달라져 난 중국의 유니온페이 기반의 트레블로그 카드까지 만들고 1000위엔 정도 넣었다. 환율 수수료가 없단다. 휴대폰에서 그냥 몇 번 두드리니 하나머니앱에 1000위엔이 들어갔다. 은행가는 기회에 물어보니 그냥 카드를 쓰면 된단다. 잔고만 유의하고 모자라면 현지에서 보충하면 된단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휴대폰 로밍도 하고 여행자 보험도 들었다. 집에서 휴대폰으로 안 되는 게 없다. 다만 새벽에 공항버스를 타는 게 문제인데 난 그냥 가서 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친구들이 예약해서 표를 사야 한다고 해서 서둘러 앱을 깔고 겨우 한자리 예약했다. 

     

    여행사에서 선택관광용 500불정도가 필요하다고 해서 딱 그만큼만 준비하고 한국돈은 지갑에 있는 채로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는 전에 해본 적도 없는데 사전체크인을 하라고 해서 대한항공 앱을 깔아 체크인하고 자리도 미리 정했다. 친구들이 나란히 앉도록 했다. 그리고 또 인천공항 스마트패스를 깔고 입력하라는 것을 다 했다. 여권입력하고 얼굴입력하고. 요샌 뭐 휴대폰으로 모두 해야 하니 편리하기도 하지만 복잡한 면도 있다.

     

    무사히 공항에 도착. 라운지를 사용하는 친구들이 몇명 있어 거기서 쉬다가 비행기로 무사히 우한까지 갔다. 코로나 발상지라 좀 무섭기도 했지만 공항시설은 무척 크다. 여행사 직원이 마중 나와 버스를 타고 근 7시간을 타고 가서 장가계에 도착해서 밤에 여장을 풀었다. 도증에 형주에서 중국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7시간 내내 평야만 간다. 이렇게 넓은 평지가 있고 도시에는 온통 고층아파트들이다. 짓고 있거나 빈집도 많다. 중국 땅의 광대함에 기가 우선 질렸다. 

     

    그런데 5박6일 40만 원이라고 하는 것이 도무지 계산이 안된다. 비행기 요금, 버스 교통비, 아침조식 포함 호텔비 그리고 5박 6일 동안의 모든 식사가 포함되어 있다니 상상이 안 가는 가격구조이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여 이 여행을 선택한 것도 있지만. 선택관광비는 아예 거추장스러우니 버스 안에서 일괄 거두어 가이드에게 주었다. 가이드 수고비 포함이다. 달러돈이 통째로 나갔다. 

     

    다음날부터 새벽 6시에 조찬하고 7시 반부터 관광 등산 트래킹하는 강행군이 시작되었다. 평균 하루 2만보씩 걷는 일정이다. 장가계, 양가계, 원가계, 천자산, 칠봉산, 천문산, 대협곡, 산정호수, 황용동굴등을 올라가고 내려가고 온갖 탈것 다 타고 다녔다. 현지에서 사진사 한 명과 사진 수습생 한 명이 같이 따라붙었고 이들이 가이드 보조도 하면서 사진을 연방 찍어 댔다. 

     

    산의 경치는 기가 막혔다. 그런데 중국정부는 어떻게 다 개발했는지 탈것은 거의 다 설치해놓았고 계곡을 건너가는 다리에다 절벽을 타고 가는 유리잔도, 모노레일, 케이블카, 스키리프트, 번지점프대, 집라인, 미끄럼틀, 엘리베이터, 에스카레이터 등 우리로서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다 구비하고 있었다. 유리잔도 같은 것은 처음에는 좀 어리어리했지만 나중에는 하도 많아서 감각이 없어질 정도였다. 유리잔도 위에서 사진사가 지나가는 사람마다 몇 장씩 찍어라 하고는 그 옆에서 선택하면 사진을 인화해 주고 요금을 받는다. 우리는 3장에 한국돈 만원으로 타협했다. 천지산은 케이블카로 산 위로 올라갔는데 거기서 또 버스로 이리저리 움직였다. 산 위인지 평지인지 모를 정도로 달린다.

     

    그런데 난 전체 지도를 머리에 넣고 싶은데 구글지도가 잘 나오지 않는다. 가이드한테 물어봐도 지도 파는곳이 없단다. 관광지도 같은 것이 호텔 벽에 걸려 있으나 그림이고 개념도 수준이다. 우리나라 네이버로 검색해 보아도 확실한 것이 안 보인다.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난 호텔에서 지도를 구하거나 비행기 안에서 지도를 보아야 구도가 잡히는데 그것이 아쉽다. 중국지도 앱을 깔아 볼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처음엔 장가계 가면서 천 원짜리 좀 가져가야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온통 한국돈이 그대로 쓰이는 것을 보니 놀랄 지경이다. 군밤 커피 땅콩 과일 등 그저 한국돈으로 주면 된다. 거스럼 돈도 다 구비하고 있다. 그리고 보니 온통 한국사람 천지이다. 제주도 관광 온 것 같았다.

     

    3일째 되니 쇼핑관광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도 효도관광을 가보지 않았는데 중국서 그런 쇼핑관광을 가다니. 어디든지 가면 그룹별로 방으로 안내하고 한국인 3세라는 분이 나와서 소위 약을 판다. 물품 설명을 하고는 체험도 시킨다 그리고는 매장으로 다른 관광객과 섞이지 않도록 몰고 다닌다. 그런데 가격대가 우리 노인들이 감당하기엔 힘든 고가제품이 많다. 당연히 사는 사람이 없다. 가이드는 옆에서 그냥 바라보고만 있던가 밖에 나가 있다. 매장은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꾸며 놓았다. 게르마늄 목걸이 팔찌 등등, 대나무 섬유, 실크, 토르마린 허리대 무릎보호대 목도리 등등, 세라믹 칼, 라텍스 침대매트 이불 요 등등, 영변에서 가지고 온 농산물 매장까지 있다. 동인당 약국에서는 한의사라는 사람이 진맥을 하고는 약을 사라고 강요하고 지압도 해준다. 우리 일행은 경제권이 없는지 가이드 실적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저 기념품 선물 수준의 싼 것만 사지 여느 여행객처럼 고가 구매는 하지 않는다. 가이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난 트레블로그 카드를 한번 써 보았다. 바로 체크카드에서 하나머니가 빠져나갔다. 가격지불 방법도 여러 가지로 유혹한다. 한국돈도 되고 계좌이체도 된단다. 이들은 한국계좌를 다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돈이 없으면 한국 가서 나중에 보내줘도 된단다. 무슨 카지노 인가 싶을 정도로 무섭다. 중국 고유의 상술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하는 형태를 본받아 한국인 상대로 특별히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산 물건을 쿠팡에서 검색해 보니 한국이 더 싸다. 이게 효도관광 어르신 등치기나 다름없지만 큰돈 안 쓰고 기념품 수준 가이드 체면 살려주는 정도니 감내할 만하다. 이렇게 싼 여행이니 다른 것에서 보충하겠지 하는 느낌이다.

     

    식당에서 가이드가 시킨 음식 외에 추가로 술이라도 시키려면 만원 더 내라는 식이다. 팁은 필요 없으나 어떤 한국인은 천 원짜리 열 장 스무 장 들고는 호기를 부린다. 우리도 한번 해보았다. 식당 종업원더러 만원을 주고 천 원짜리로 바꿔 오라니 바로 갔다 준다. 나누어 주니 금방 줄을 선다. 호기를 부리다가는 물을 흐려놓지나 않을까 우려스럽지만.

     

    여행이 끝날 때쯤 되니 사진사가 찍은 사진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묻는다. 책으로 할 것인지 USB도 되고 개별 사진을 선택해서 살 수도 있다 한다. 가지고 온 것을 보니 인물사진을 넣은 달력까지 만들어 와서 만오천 원이란다. 사진은 한 장에 2천 원 괜히 코팅까지 해가지고 왔다. 난 할 수 없이 9만 5천 원이나 주었다. 내 사진이 쓰레기 장에 갈까 봐 아니면 가위질당할 까봐 다 사버렸다. 그리고 버스 운전사 팁을 어떻게 하나 봤더니 운전사가 파는 과자가 있는데 한 봉지 만원이란다 형편 닺는 대로 사주시면 고맙겠다란다. 그러지 않아도 팁을 줄려고 한 친구들이니 저마다 몇만 원씩은 샀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천문산 케이블카 타는데 성수기에는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한단다. 그런데 묘하게도 VIP표가 있다. 이 표를 사면 다른 루트로 가서 탄다. 물론 우리는 시간이 아까와 VIP표를 샀다. 추가로 이만 원씩 더 낸 것 같다. 사회주의 중국에서 이런 일도 있다니. 우리나라가 개발도 못하게 하고 특별 취급도 못하게 하니 중국보다 더 사회주의인지도 모른다.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장가계 千古情을 관람했는데 마치 태양의 서커스처럼 무대에 비가 내리고 배우가 줄에 매달려 관객 위를 오가고 자리가 움직이는 등 거창한 공연이었다. 그런데 한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그렇게 끼워 넣었는지는 모르나 한국에서 온 배우들이 아리랑을 부른다나. 조선족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그럭저럭 강행군이지만 무사히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가이드만 따라다니니 중국돈도 필요 없는 여행이다. 한국인지 중국인지 모를 정도이다. 난 새로운 여행 경험을 하는 동시에 어르신 효도관광에서 물건 강매 방식도 체험했다. 동인당에서 나더러 약처방을 받아라고 거듭거듭 강요하는 것을 거절했다. 한 달 약이 80만 원. 안 한다니 보름에 40만 원이라도 하라고. 끝까지 안 한다고 버텼더니 의사와 통역이 휙 나가버렸다. 후유하고 한숨이 나올 정도.

     

    그러나 가이드는 헌신적으로 고생 많이 했다. 모든 곳에서 가이드 증명서를 차고 있으면 무료패스인 것 같았다. 가이드가 가서 들어가는 루트를 잘 선택해야 하고 또 현지 가이드와도 연결을 해주어야 하니 가이드 없이는 여행이 불가할 정도. 난 또한 가방이 깨어져서 새로 하나 사고자 했으나 자유시간도 없고 가방 파는 곳도  찾을 수 없고 시간도 없어서 그냥 잘 싸고 공항 카운터에서 비닐을 씌우고 테이프를 발랐다. 강행군하는 단체여행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알았다. 거의 공무로 여행을 했지 단체여행을 가보지 않았는데 한꺼번에 못해본 경험을 다 해보았다. 한국도착하니 한국돈까지 다 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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