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식 교수는 한국적 신학을 정립해야 한다고 하면서 한국에서는 유, 불, 선 보다 그 이전에 巫敎가 근저에 깔려있으며 한편으로는 인도의 바라문, 중국의 道로서 대표되는 동양적 사고방식이 토양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기독교가 전래되고 제대로 전파되려면 이 씨앗은 한국의 토양에 맞게 성장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기독교의 근본 복음은 훼손하지 않아야 하는 전제위에서. 이러한 전제하에 한국이 당면한 신학적 과제에 대해서 3가지를 들고 있다.
1. 유기적 자연관
지금까지 기독교 신학은 군주적 유형의 신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유기적 유형으로 옮겨야 한다고 한다. 유기적 유형은 동양의 전반적인 종교적 견해라고 할 수 있는데 세계는 신과의 유기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이해함으로써 자연에 대해 존엄성과 신비성을 부여하게 되고 이것으로 자연을 마치 인간의 착취의 대상인 양 여기는 좁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냐야 한다고 한다. 자연은 초월적인 신의 恣意에 의한 창작품이 아니라 자연과 궁극적 실재 사이에는 유기적 관계가 있기때문이다.
2. 우주적 역사관
오늘의 위기가 자기 중심적인 근시안적 세계관에 연유한 것이라면 우리는 마땅히 우주적인 안목을 가지고 역사를 봄으로써 세계를 구해야 한다고 한다. 동양의 종교사상은 인간의 사회정치에 앞서 우주론을 제시하는데 이 사상은 이러한 우주론에 서서 인간과 자연을 바라보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기독교 적이기도 한데 그리스도는 우주적 존재이고 만물은 그로 말미암아 창조되고 그의 안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그의 부활로써 나타난 자유와 평화와 사랑의 靈體를 향해 진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3. 영적 종교
이는 물질이나 육체에 대립하는 정신적 생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의 존재양식을 의미하는데 집착과 이기주의를 부정하고 신에게 자기의 전 존재를 위임하고 사는 것을 말한다. 오늘의 세계문제의 핵심은 자기주장과 이기주의에 있으므로 오늘의 구원은 영적 종교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동양의 종교사상에도 부합하는 것인데 동양의 종교사상은 이러한 자기부정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거짓 자아나 인위적인 것을 부정하고 梵我나 道와 하나가 됨으로써 자유와 기쁨에 도달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동양종교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또한 바로 성서적 진리로 직결되는데 복음은 십자가와 부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계시고 우리가 그의 안에 살게 되는 그리스도는 실로 우주를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며 완성으로 이끄시는 우주적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유동식 교수는 이러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한국의 신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종교-우주적 신학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지금까지의 신학이 그 중점이 개인의 구원에서 사회-정치적 문제로 옮겨 왔으나 이제는 종교-우주적 신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았다. 생각컨데 한국의 신학이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은 맞을지 모르겠으나 구체적으로 조직신학으로 들어가면 지난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