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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존경하는 의사
    선진한국 2014. 3. 20. 20:33

    요즘 거의 모든 의사들이 환자들이 오면 이것저것 검사를 시키고는 그 검사 결과를 영상으로 보면서 처방을 내리지 직접 자기가 청진기 들어보고 만져보고 하는 의사는 일부 불가피한 의원을 제외하고는 별로 보지 못했다.

     

    그런데 내가 살아오면서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이름모를 의사가 두 사람 있었다. 한사람은 우리 국내에서 모 큰 병원의 이비인후과 레지던트 였다. 그당시 내가 코가 좀 비정상이라 비염도 좀 있었고, 알레르기도 좀 있었고, 측만증도 좀 있었다. 많은 개업의들은 후딱 보고는 잠시 시원하게 느껴지는 약을 확 뿌리든가 해서 당장에는 좀 나아지는 것 같지만 병원을 나서고 나면 부작용에 한참동안 고생하게 만든게 했고, 아니면 많은 의사가 수술합시다 하고 대들었는데 도저히 내가 결심이 서지 않아서 미루곤 했었다. 그런데 그 레지던트는 아 수술해도 재발합니다. 참는 수 밖에 없고 다른 방법을 강구하라고 했다. 병원보다는 훈련이라든가 호흡방법이라든가. 나는 이 말에 솔깃하고 믿음이 가서 지금까지 그 말대로 살아왔다. 그 의사 얘기가 맞는 말이었다. 수술한번 안하고 다른 방법을 써서 그런 증상이 많이 완화되었다.

     

    또 한사람의 의사는 미국에서 경험했던 이비인후과 의사였는데 귀를 고쳐줬다. 한국에서 이발소에서 잘못 귀를 건드려 10여년 동안 이비인후과를 다녔는데 한번 가면 귀지를 확 듣어내고 물청소를 하던가 닦아내고 약을 바르고는 이삼일 다니란다. 그런게 지낸 것이 10여년. 그런데 미국가서 또 외이도염이 또 재발해서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전혀 다른 처방을 제시했다. 의사인 자기도 내 귀를 건드리지 못한다. 이병은 안건드리는 것이 최상의 치료다 하고는 약 한병을 처방하고는 이것을 귀밖에서 매일 조금씩 흘려 넣고는 다 넣으면 다시 찾아오라 했다. 그말대로 했더니 거짓말 처럼 말끔히 나았다. 그후 난 지금까지 귀는 특히 조심해서 만진다. 특히 이발소에서 귀 얘기만해도 손도 대지 말라고 했다.

     

    난 이러한 두 의사분들이 돈벌기에 연연하지 않고 진짜 환자를 위해 의술을 베푸는 의사였다고 생각한다. 마치 내가 신문지상으로 보고 듣던 나의 조부와 같은 분이 아닌가 한다. 나의 조부님은 돌아가시고 난 뒤 신문지상에 제자들이 조부님에 대하여 글을 실었는데 그 내용 중 기억에 남은 것이 야간에 왕진을 누가 청해서 밤에 왕진을 갔는데 가보니 술을 먹고 누워 있는데 다른 증상이 없어 보였다 한다. 부인에게 호통만 치고는 그냥 돌아오셨다 한다. 차비도 받지 않고(그 당시는 대개 다 걸어다녔다).

     

    우리는 언제나 의사를 믿고 과잉검사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병원마다 아프지도 않는 사람의 건강검진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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