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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돌아가시고 이력서라도 찾아볼려니 아무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선친은 기록물을 스스로 다 정리하신게 아닌가 생각된다 아니면 기록이란게 다 허무하고 후세에 남겨 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었을 수 도 있다.
내 중학교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 내 기억으로는 장례식에서 많은 제자들이 방 한가득이 서서 장례 예식을 하는데 할아버지의 약력을 한참 읽어 내려 갔다. 그런데 그 기록은 다 어디 갔는지 흔적이 없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선친의 기록은 방을 다 뒤져도 증명서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손지갑에 아마도 선친이 무슨 참고를 할 양으로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놓은 것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행히 나에 대한 기록물은 어머니가 그렇게 했는지 국민학교 시절에 받은 상장 통신부같은게 아직도 남아있다. 천만다행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에 대한 기록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아직 정리는 안되어 있고 그냥 여기저기 먼지만 쌓이고 있는데 체계적이 아니라 제대로 시기별로 알아 볼 수가 없다. 이걸 정리할 것인가 아니면 허무한 것으로 그냥 폐기할 것인가의 기로에 있다. 정리할려니 보관할 용기나 보관할 공간도 부족하다. 이미 일부는 이사를 할 때 없어졌는지 학창시절 상패 같은 것도 없어진지 오래다. 그런데 설사 정리한다고 하여도 내가 죽고 난뒤에 후손들이 이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 모른다. 생각을 지울려고 태워버릴 수도 있다.
잠시 살다간 범부에 대한 기록이 세상에 무슨 유익이 있으리오 하는 생각도 있다. 그래도 내가 작으마한 것이지만 정부 제도를 개혁한 것이나 법을 만든 것이나 그런 것은 정부에 기록이 남아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걸로 위안을 삼고 개인적인 욕심은 없는게 좋을 것인가.아니면 그래도 얼마남은 삶에 과거를 돌아보기 보다 계속 흔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을지 이 아침에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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