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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에 살기란선진한국 2018. 5. 12. 21:40
비가 추절추절 내리는 토요일 아는 분의 결혼식 예식이 강남에서 있어서 부득이 차를 몰고 나가보기로 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은 예상했으나 막상 영동대로에 들어서 보니 차가 꼼짝도 못한다. 아무리 신호등이 바뀌어도 차가 빠지질 않는다. 역시 비오는 날 토요일 오후의 강남길이다. 그래서 네비의 지시를 무시하고 옆길로 빠져 오히려 좁은 길을선택했다. 물론 편도 2차선의 좁은 길 양 옆으로는 고층 아파트가 좍 늘어서 있고, 길은 차로 꽉차서 아파트에서 나오는 차들도 잘 나오지 못하고 있다. 버스도 물류회사 차도 움직이지 못한다. 걷는 사람들이 오히려 빠르다. 그런데 차들은 거의가 외제차다. 국산차는 오히려 드물다.
여기서 늘상 생활하는 사람들은 그 삶의 질이 어떨까. 문득 예전에 보던 미래사회를 묘사한 영화 내의 한 미래도시를 보는 것 같다. 아파트 위에서 내려다 보면 흐름이 멈춘 도시이다. 미래엔 하늘을 날아 다니는 교통수단이 있으면 다행이나 아직은 요원하다. 미래 공상영화에서는 인간은 무표정하고 컴퓨터에 의존해서 살고 로보트와 전쟁을 벌이거나 외계인과 싸운다. 오늘 바라보는 강남의 도시 모습은 영화 속의 미래사회와 닮았다. 현재 여기서 사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올라가는 아파트 시세를 보면서 뿌듯해 하면서 사는가. 달리지도 못할 길에서 외제차 가지고 있는 것은 위안으로 삼고 사는가. 집안의 화분 속의 꽃들을 보는 것에서 위안을 삼는가. 흙을 밟지 않고 사는데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가. 미래사회를 미리 구현한 삶이라고 위안으로 삼을 건가. 난 잠깐 보기에도 숨이 막혀 여기서 살면 숨통이 터질 것만 같았다. 코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코가 막힌 사람들은 정신이상이 되기 쉽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런 기형의 도시가 있을까? 도심 업무지구는 그럴 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협력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고층에 모여서 일을 해도 되나 그런 환경에서 매일을 살아야 하는 것은 고통이 아닐까. 우리나라 전체에서 서울만 이상한 도시가 되어가고 별천지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괜찮은 것일까. 국제 경쟁의 시각에서만 보지 말고 사람이 사는 환경 총체적인 입장에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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