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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아와 신인합일은 하나인가독후감 2023. 12. 29. 14:02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라는 책을 읽다 보니 진정한 자아감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격을 부수어야 한다.라고 한다. 우리가 타인을 진정으로 바라볼 때에는 소위 탐진치를 벗어나서 진실하게 타인을 바라보아야 하고 진정한 자아를 보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또는 타인의 기대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자기를 보지 않고 자기 그 자체를 바라보아야 한다고 한다. 그것은 사물로서의 자기 자신에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마는 역설적인 현상이 생긴다고 했다. 이해하기 어려우나 그는 자기 인격의 경계를 초월하여 자기 자신을 느낀 순간 "나는 너다", "나는 온세상과 하나다"라고 느끼게 된다고 했다.
에리히 프롬을 더 연구해봐야 겠으나 아마도 이것은 자기 껍질을 벗는 깨달음을 묘사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된다. 그 깨달음의 결과 나와 너는 별개가 아니다. 또한 나와 신은 합일된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닐까.
에리히 프롬은 또 "인간은 안전을 의미하는 과거 상태의 포기를 두려워하지만 자신의 힘을 더 자유롭게 더 완전히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상태에 도달하고 자 한다. 인간은 자궁으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과 완전히 새로 태어나고 싶은 소망 사이를 항상 이리저리 오간다"라고 했다. 이는 일차적으로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도 우리가 크면서 경험해 온 사실이기도 하고 이를 확장하면 우리가 에덴동산에서 퇴출당하고 그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에서 종교가 생겼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여기서 위 첫번째 논의에서 보는 것처럼 깨달아 보니 자기의 원천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라면 인간이 신에서 벗어나는데 끝까지 도달해 보니 다시 신에게로 돌아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말이 되지 않을까. 마치 음이 극하면 양이되고 양이 극하면 음이 되듯이 결국은 신에게서 멀어지려 인간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사용해 보니 다시금 신과 인간이 하나로 합일 되는 결과가 된다는 것. 결국은 에덴동산에서 멀리멀리 도망가니 우주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이 아닐까.
여기서 다시 한번 머리를 굴려 생각해보면 에덴동산에 돌아가는 길이 신의 은총만에 의지해서 목적을 달성하는 길도 있겠지만 돌아가는 길 즉 주어진 인간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개발해서 명상 같은 것으로 자기 자신을 궁극적으로 찾아 들어가면 에덴동산으로 돌아가는 길이 보인다는 것이 아닐까. 인도 철학이 그렇고 선도가 그렇고 도마복음이 그런 게 아닐까.
에리히 프롬은 우리가 보통 믿음이라는 것은 신을 믿는다는 것인데 구약의 믿음 "에무나(emuna)"는 확신을 의미하는 믿음 즉 자기 경험의 현실성을 확신하고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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