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을 읽다 보면 묘하게도 예전에 일어났던 일 누가 주장했던 말이나 사상들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존재하거나 영향을 미치거나 하는 것을 본다. 특히 철학이나 사상사 같은 것은 더욱더 그렇다. 아마도 이것은 인간이 수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획기적인 진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물론 구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같은 시대는 제외하고다. 이는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 무지하다고 결론지울 수는 없고 문자가 발달하지 않아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피라밋을 건설한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가 가진 모든 생각을 가지고 우리보다 더 발달시켰는지도 모른다.
하여간에 첫번째로 역사는 오늘날에도 반복된다는 것은 쉽게 예를 든다면 이런 얘기가 아닐까. 아코디언에 밑바닥부터 인류의 사상이나 주의 주장을 죽 쓰고 그것을 오늘날 현대에 와서 누가 발로 밟았다 하자. 그러면 과거 수천년 지난 생각이 바로 오늘날의 주장과 같은 차원에서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바로 오늘날 사는 사람들이 바로 예전의 사상과 생각을 들여다보고 인용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오늘에 다시 되살려 고찰해보고 싶은 사상이나 생각이 과거에도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역사나 교리사를 배우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철학은 그리스 신화나 플라톤부터 시작해서 연구하는 것이 그 까닭이다.
두번째로 역사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두고 발전시킨 사상이나 주의, 주장이 현재에 그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논리적으로 추적해가면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되는 그런 궤적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과거 어느 시점을 잘라보면 그 당시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머리를 써서 연구한다면 아하 그런 주장을 할 수 있었겠다거나 또는 그렇게 반박했겠다거나 하고 동감을 가지게 된다. 물론 현재까지 멀리 나가보고 그것을 잣대로 과거 어느 시점에 적용한다면 그 중간의 논의는 건너뛰겠지만 논리적 추론을 그당시에 가질 수있는 정보만 가지고 해 본다면 어쩔 수 없이 역사가 보여준 길을 그냥 그대로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 이건 다른 말로 한다면 사고하는 인간은 결국 예나 지금이 비슷하다 하는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쉬운 예로 든다면 오늘날 무슨 사상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어느 시점에 가되 미래는 싹 잊어버리고 단지 합리적인 사고방식만 가지고 갔다고 할때 그 사람은 결국 과거 사상가들이 하던 주장을 따라가게 되지 무슨 시간을 초월해서 별안간 현재의 사상을 덜컥 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교리사를 보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고 무수한 시간을 투입하고 노력하여 교리가 나오고 또 타협과 전쟁을 거치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삼위일체 기독론이 정립되고 성육신의 논리가 정립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어렵게 정립한 논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면서 성령지상주의가 다시 나오게 되는데 이러한 생각의 역사적 전개는 오늘날 우리가 교리사를 연구하면서도 같은 것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우리 곁에 있고 역사적 인물이 주장한 것은 그 안에 들어가 보면 현재의 사람들도 그대로 주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여간에 결국 역사는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