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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한다사랑 2024. 3. 15. 17:04
보통 우리는 르네상스를 거치며 인간의 존엄성이 자각되었다고 본다. 종교의 억압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유로운 인격이 헌법에서 보장되고 인권의 불가침이 널리 받아들여졌다고 본다. 그런데 면밀히 보면 그 의미가 제한적이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무수히 화형을 당하고 지배계급으로부터 착취를 당하며 전쟁의 한 소모품으로 취급되던 것을 이제 민권이니 뭐니 해서 성직자로부터의 박해에서 해방되고 대의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면 마음대로 인권을 제한받지 않는다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런데 전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가 어떤지를 보면 그 본질을 다시한번 자각하지 않을까 싶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인간은 소우주라고 말한다. 우리 각 세포에는 우리 인간을 복제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진 DNA가 있다고 한다. 또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에게는 전우주의 정보가 담겨있는 홀로그램이 존재한다고 한다. 또한 우리 인간의 의식은 위대한 것이라 물질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이 내재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참으로 인간은 대단한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인간은 인간들이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공동체의 일환 하나의 요소이다. 우리 몸 안에 병균이 들어오면 백혈구가 전쟁을 벌인다. 한 인간이 그 백혈구의 생사는 신경 쓰지 않는다. 전체 병원균과의 전쟁만이 관심을 끌 뿐이다. 마찬가지로 국가 간 전쟁이 벌어지면 개개인의 인격은 전혀 무시되고 하나의 전쟁도구로 전락한다. 그리고 인간은 단지 하나의 숫자로 밖에 표현되지 않는다. 몇 명 사살 몇 명 사망 등으로.
마치 양자역학에서 뉴턴역학으로 옮겨 간 것 처럼, 수학에서 대수의 법칙에서는 큰 숫자만 보이는 것처럼, 철학에서 유심론에서 유물론으로 바뀐 것처럼 개개 인간의 존엄성은 사라지고 하나의 도구로 전락한다.
이것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없는 숙명인가. 아니면 이러한 상황도 르네상스를 다시 한번 겪더라도 달성해 내고야 말 인간의 목표인가. 과연 그 목표를 달성할 만한 가능성이 있는 것일까. 그것이 문제이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한 표를 던지면서 이 한 표가 우리의 존엄성을 대변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정당놀음에 휩쓸려 가는 작은 한 표에 지나지 않을까. 상당한 무력감에 빠지지 않을까. 거대한 조직에서 오로지 작은 한 부분, 거대 싸움에 참가하는 하나의 부속품, 세포. 그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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