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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대포장의 역효과
    발상의전환 2025. 4. 22. 08:17

    며칠 전 오랜만에 이마트에 갔다. 먹을거리를 둘러보던 중에 문어와 소라회가 부품 하게 썰어져 있는 팩이 눈에 띄었다. 딸기도 한팩 사고 그리고는 달달한 디저트가 없나 하고 둘러보다가 띠라미수 한 상자도 샀다. 그런데 문어소라 팩은 완전히 눈속임수였다. 양배추를 부풀어 오르게 썰어 담고는 그 위에 문어와 소라를 그야말로 얇게 얇게 썰어서 그 위에 살짝 덮은 것이었다. 숟가락으로 회를 떠먹자면 한 두어 숟가락 될까. 기분이 팍 상했다. 문어라면 적어도 큰 다리를 보쌈 썰듯이 나란히 썰어 놓아야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데 이건 무슨 찌꺼기 모아놓은 것 같다. 소라도 적어도 골뱅이만큼은 되어야 술안주로도 되는데 이것도 거의 찌꺼기 수준이다. 딸기 용기도 아래 플라스틱 접시가 부풀어져 올라가 있는 용기다. 이래 가지고는 누가 또 사 먹겠는가. 나아가서는 이마트 전체의 신뢰성에 흠이 간다. 사장이라면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둘러보고 상품의 품질을 점검해야 하지 않나. 다시 그런 물건을 보고 싶지도 않다. 이건 사기다. 마트가 국내마트가 매출이 줄어드는데 코스트코가 선방하고 있는 것은 그런 곳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 아닐까. 적어도 코스트코는 그런 속임수는 쓰지 않는다. 다만, 띠라미수는 용기에서 속임은 없었다. 투명용기라 도무지 아래위 숨길 수가 없었겠지.

     

    이건 마치 예전에 농협하나로에 가서 본 풍선에 넣은 콩나물 같은 포장이라고 생각된다. 풍선처럼 부풀려 놓아서 양은 많아 보이지만 바람을 빼고 나면 확 줄어든다. 콩나물의 신선도도 보기 힘든다. 가스를 채운 과자포장이나 뭐가 다른가. 난 이런 포장을 싫어하여 아예 사먹지 않는다.

     

    또 하나의 경험. 이번엔 이능화씨의 저작을 검색하다가 전에 사려고 하다가 헌책도 너무 비싸 포기한 책이 있었다. "조선도교사"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무슨 영인본이라고 해서 출판된 것이 있었다. 설마 그것이 아무리 조선조라 해도 한자로 되어 있는 책이란 것을 모르고 샀다. 19세기 20세기 초라해도 한자로 책을 쓰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그것도 필기체로 된 원고를 사진 찍은 것이라 읽기는 만만치 않다. 소장용이라고 해도 이것은 아무래도 과대포장이다. 겉표지는 현대의 책과 같이 포장이 되어있었다. 이것도 과대 포장이 아닐까. 아마존처럼 책 내부 사진이라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출판한 사람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런 책을 출판했을까. 과거에 한번 번역된 책이라서 그것을 협의해서 합본을 해야지 서비스가 되지 이것은 출판의 낭비다.

     

    내용과 부합하는, 또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제목을 붙이고 포장하는 것이 정상인데 물가가  오르고 책값도 올라 소비가 줄어드는데서 이런 편법이 나오는 것인지 안타깝다. 

     

    요즘 정치도 이런 현상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지. 내용은 차치하고 또 신뢰성을 잃은 사람이 코스피5000을 내건다. 안되면 그만이라는 심정인가. 알 수 없다. 장기간 사업이 번창하려면 속임수를 쓰면 안 된다. 고물가 시대엔 소비자들이 더 현명해진다. 가성비가 좋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 책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헌책을 사지 새책은 안 산다. 정치가의 말도 믿을 만한 사람이냐를 우선 따진다. 정직성과 신뢰성 이런 것이 AI시대의 덕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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