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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3.21일자 매경의 미래정치 50년 특집기사를 읽었다. 오늘날의 정치의 문제점과 미래에는 어떠한 형태의 정치가 도래할 것인가에 대한 기사였다. 우리의 현실정치는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 내홍들을 겪고 있는 와중이라 시의적절했다.
19대 국회를 거치면서 우리의 정치는 Vetocracy라고 불리는 불통정치에 꽁꽁 묶여 한발짝도 전진하지 못하는 정치를 보여줬고 국민전체의 이익보다는 이익단체나 로비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폐단을 보여 줬고, 미래에 대한 준비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는 행태를 보여줬다.
또한 요즘 진행되는 공천을 둘러싼 잡음을 보면 명목상으로는 소선거구제를 통해 지역주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제도가 실질적으로는 위에서 내려꽂는 하향식 공천에 의해 후보를 적당한 지역을 골라 내려보냄으로써 비례대표제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차라리 이럴거면 아예 소선거구제를 없애고 모든 의원들을 정당비례대표 만으로 뽑는 것이 국민의 한표를 더 효율적으로 가치있게 만들고 정당의 발전도 가져올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작은 문제들을 제쳐두고 더 장기적인 문제로 눈을 돌린다면 현대의 전세계적인 정치 시스템은 19세기 이래 발전되어 온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협력 시스템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한다. 소위 그리스 직접 민주주의가 귀족정치, 왕정을 거치고 다시 민주주의가 득세하면서 오늘날의 간접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정착되었는데 이제는 디지털의 발전으로 다시 직접민주주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되어 이 정치시스템 자체가 변화될 시점에 왔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배경하에서 세계 각국에서는 새로운 시스템을 시험해보고 새로운 정당도 출현하고 있는 와중에 있다. 특히 오늘날 자본주의가 경제의 양극화, 자원의 일부고갈, 환경의 파괴, 인공지능의 발달 등 경제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로 경제시스템 자체가 개혁될 위기에 처해 있어 정치도 이에 맞추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가 미리 이러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어느 시점에 가서는 변화의 욕구가 겉잡을 수 없는 혁명으로 변질, 한꺼번에 밀어닥칠지 모른다.
우선 정치는 어떤 자가 국민을 대표해서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해 나갈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그 어떤 자를 어떻게 뽑아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자들을 통해서 일을 해 나갈 것이냐를 정해야 한다. 국민의 직접선거로 한사람의 리더를 뽑아야 하는가 아니면 국민은 대의원을 뽑고 거기 뽑힌 자들 가운데서 다시 리더를 뽑는 것이 좋은가 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을 것이고 대의원을 뽑는 것도 모든 분야에서 한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을 뽑을 것인가, 아니면 직능을 대표하는 사람을 뽑을 것인가, 아니면 사안별로 대표하는 자를 뽑을 것인가? 아니면 매 사안별로 국민의 뜻을 물어 볼 것인가 등등 어려운 문제에 대해 먼저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물론 오늘날과 미래의 기술적인 발전을 염두에 두고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그냥 관료들(어떠한 사람들로 관료를 구성하는 것도 문제이지만)에게 맡겨 놓을 것인가, 대의원들에게 감독하는 기능을 맡겨놓을 것인가 아니면 중요사안마다 직접 국민의 의사를 물어보면서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빅데이터를 활용할 것인가 등의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도 연구를 하여야 할 것이다.
어떻든 간에 미래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대체로 앞으로의 세계는 소위 정치인에서 시민으로 권력이동이 이루어 질 것이라 하는데 이는 정치꾼들이 한번 당선되면 일정기간 특권을 누리면서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시민들이 주요사안마다 목소리를 내든가 결정하는 시스템이 올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그 형태는 우리가 연구해 봐야 할 사안들인데 우리 정치권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그런데 이렇게 직접민주주의가 도입된다면 그것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에 걸맞는 시민교육이 중요하고 그야말로 양식있는 시민들의 의사표시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려면 먹고사는 문제는 정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해결되어야 하는데(어떤 세력이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를 장악하고 권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또 어떻게 확보되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해 진다. 오늘날 우리는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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