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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폐쇄사회로 회귀하는 요즘의 아파트 단지와 소통의 문제선진한국 2016. 4. 27. 06:07
예전의 아프리카 초원에 여기저기 보이는 부족의 집단거주지들을 보면 외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테두리에 성곽이 높이 세워져 있다. 고대와 중세시대에서도 각 지역에서 영주가 성을 세워 전쟁에 대비하였다. 그러던 것이 근세 도시문명이 발달하면서 성곽들이 허물어 지고 도시가 하나로 통합되고 사람들은 자유롭게 이동하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주거문화는 아파트는 아파트 대로 입구를 한두군데만 만들고 거기에 경비원들이 차단기를 설치하고 경비하고 있는 하나의 성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무슨 마을, 무슨 마을하는 전원주택단지도 외부인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단지형태로 세워지고 있다. 큰 건물은 어떤가 무슨 무슨 대기업 빌딩이나 정부청사에 들어가자면 입구부터 출입증을 검색하는 전자장비들이 가로 막고 있다. 요즘은 한술 더떠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이라는 명분으로 세종시 정부청사를 위시해서 허허벌판에 덩거렇게 건물을 짓고는 차량조차 접근이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는가? 도심을 걸어도 이제는 옛날 같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별로 없다. 곳곳에 출입이 금지된 단지들과 큰 빌딩이 자리잡고 거기에는 일부의 허가받은 자들만이 출입이 가능하게 되어있다.
주거환경만이 그런가? 아니다 우리네 마음도 환경과 마찬가지로 성곽들이 높아져가고 있지 않을까? 학생들이 서로 다른 성곽에 거주하는 학생들과 친하게 교류할 수 있을까? 부자 단지와 그렇지 않은자들의 단지 간에 서로 식후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만날 수 있을까?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는 잘게 잘게 쪼개지는 모래조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현세에 들어와 만인은 만인의 적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는지?
4월 26일 총선이 지나고 난 후 청와대에서 무려 45개 언론사 간부들이 간담회를 가졌는데 약 두시간 계속되었다고 하니 한사람당 3분이 채 못되는 시간이다. 게다가 각 신문마다 일면에 나온 사진을 보면 참석자들이 빙 둘러 앉아 있는 사진인데 무려 비서진까지 합치면 아마도 50여명이 넘을 텐데 그들을 일렬로 앉히자니 어마어마하게 큰 방이 필요했을 것이다. 물론 무슨 교실처럼 줄지어 앉히는 것보다는 진일보했지만 그걸 한줄로 앉히는 것은 구도가 좋지 않은 것 같다. 참석자들이 너무 멀리 떨어져서 서로 제대로 명찰이나 볼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이 사진을 보면서 예전에 구 소련에서 서기장들이 멀리 떨어져 군 열병식을 참관하는 사진을 연상하고, 무슨 아파트 단지처럼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단지 모습을 연상하고, 무슨 공공기관이 허허벌판에 우뚝 솟아있어 직원들이 점심을 어떻게 해결할 까 중간에 볼일이 있으면 어떻게 나갈까 외부인들이 찾아오면 어떻게 할까를 걱정하는 것과 마찬가지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서구 선진나라에서는 대통령과 언론들이나 국민들과 그런 사진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심지어는 서구나 일본의 국회모습을 봐도 가까이서 질문 답변을 하는데 우리는 언제부터 그런 대륙적인 거리감을 가졌는지? 우리네 비서진들이라도 좀더 그런 감각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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