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특구에 관한 제언선진한국 2024. 9. 10. 14:01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노인 관련 시설이 여러 형태로 생기고 있다. 하나의 형태는 시니어 레지던스 같은 하나의 건물이다. 이는 하나의 건물 안에 주거시설과 여러 가지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선전한다. 그런데 그런 곳에 산다면 아직 활동할 수 있는 노인들에겐 갑갑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니 맨날 같은 식당에서 맨날 같은 사람들과 거의 같은 주제의 얘기를 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그다음의 형태가 노인 주거단지이다. 아파트 단지가 모두 노인용으로 되어있어 자기의 아파트에서 주거하고 밥은 여러 가지 식당에서 골라 사 먹고 헬스장 가고 여러 가지 운동시설을 활용한다. 또 가까운 병원으로 셔틀버스 같은 것을 이용해서 가기도 한다. 분당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가 그런 형식이다. 그런데 내가 가본 바에 의하면 아이들이 없어 거의 죽은 도시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교통이 다소 불편하여 노인이 들락날락하기가 좀 어렵다.
또 하나의 형태가 노인주거단지는 아니지만 노인을 위한 데이케어센터 같은 것을 추가로 만들도록하는 것이다. 노인의 소외감은 줄어들겠지만 그러나 지금의 아파트 형태 특히 새로 만드는 아파트 단지들은 주로 자동차를 타고 지하로 들어가 거기서 바로 집으로 올라가고 또 쇼핑이나 식당으로 가자면 차를 운전하지 않으면 어렵게 되어 있기 때문에 노인들에는 편하지가 않다. 구조 자체가 노인 친화적이 아닌데 노인정 같은 것을 만든다 해도 노인이 살기는 어렵다.
또 하나의 대안은 내가 살던 시카고 근처 에반스턴 도시이다. 이 도시는 크지는 않으나 노인 주거아파트가 많아 아예 시에서 노인이 편리하게 생활 할 수 있는 도시환경을 만들고자 한 도시이다. 밤을 조용하게 만들기 위해 도시전체에서 술을 팔지 못하도록 하고 공원에서도 술을 못 마시게 했다. 심지어는 학교 내에서도 술을 못 마셨다. 그런데 쇼핑이나 병원 등으로 가는 교통문제에서는 배려를 하지 않아 우리가 쇼핑센터에서 쇼핑을 하고 나면 주변 노인이 집에까지 데려달라고 하기 일쑤였다.
이 점에 착안하여 우리가 시야를 넓혀 보면 그 답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내가 사는 서현동은 어디보다 노인이 많아 백화점에서도 주 고객이 노년층이요 식당도 노년층의 식사해결이 많다. 인근에 공원도 있고 낮은 산도 있다. 자전거 타는 개천도 있고 수영장 헬스 등 모든 편의시설이 다 있다. 그리고 아파트단지가 개방적이고 걷기에 편해서 노인들이 백화점 카트를 밀면서 집으로 가기도 한다. 물론 백화점에서는 금지하고 있지만. 그러면서 직원이 아파트 단지를 돌면서 카트를 수거해 가고 있다. 그리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영화관도 있고 적당히 젊은이와 어울리면서 먹을 수 있는 식당도 많고 커피숍은 너무 많다. 그런데 장점이 이들 상점들이 자유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굳이 생태적으로 노인들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노인들에게도 선택의 여지가 많고 세상변화가 바로바로 느껴지는 점이다. 다만 한 가지 조금 떨어진 서현 먹자골목은 약간 멀어 걷기가 어렵고 교통편도 편하지 않아 거긴 차로 가야 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한다면 하나의 답안이 나오는 것 같다. 서현동을 하나의 노인특구로 만들면 교통편을 차, 자전거, 스쿠터, 이런 것 뿐만아니라 골프카트 같은 것도 다닐 수 있도록 하고 대중 마을 버스 같은 것도 촘촘히 연결시키면 인근 서현 먹자골목도 활성화되지 않을까. AK백화점 기타 쇼핑센터는 다 배달해 주기 때문에 노인들이 쇼핑하기엔 편하다. 그러니 이젠 식당가에도 편하게 해 주면 될 것이다. 병원은 물론 인근에 많고 서울대병원까지 인근에 있어 가장 노인친화적 환경이라 할 수 있겠다. 당국에서 노인특구로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 어떨지.
'선진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고 (7) 2024.10.05 파크 콘서트 유감 (3) 2024.09.22 기업과 개인 AI 시대 (0) 2024.06.18 포항 앞바다의 석유 (0) 2024.06.07 입법과 행정의 조화 (0) 2024.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