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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새마을 운동이 필요한가선진한국 2024. 10. 20. 11:39
우리나라가 세계 굴지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문화 대국으로 음악 미술 문학 등의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군사장비까지 수출하고 있지만 사회 곳곳에서 이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몸으로 치자면 몸이 커지고 배에 기름이 끼이고 세포의 활력이 줄어드는 것처럼 우리 경제의 규모도 커 짐에 따라 예전처럼 열정으로 잔업도 불사하고 잘살아보자는 일념으로 일에 매진하던 유연성이 사라져 간다. 어느 정도 인프라가 깔림에 따라 더 이상의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 더디어지고 각계층의 자기 앞마당 지키기가 성행하여 신속한 집행이 어려워진다. 또한 각종 규제가 남발되어 뭐 하나 새로운 변혁을 가져오기도 어려워진다. 민주화가 진전된 결과 초래되는 부작용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쟁상대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권위주의적인 체제인 국가에서는 국가적인 지원을 받아 경쟁력을 증대시키고 선진국에서조차 국제경쟁을 의식하여 자국의 경제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안보차원에서 펼친다. 반면에 우리는 낙후된 정치인들과 정치문화로 인해 스스로 발목잡기에 혈안이 되고 당쟁에 여념이 없다. 국가 백년대계엔 관심이 없다.
여기서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요즘은 말썽 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모든 것을 점수화하기를 좋아한다. 공무원 채용에서도 학교 지역을 명시하지 못하게 하는 한편 여러 가지 항목에 점수를 매기기 좋아하고 그것으로 기준을 삼는다. 인상이나 국가관 일에 대한 열정등 사람이면 느낄 수 있는 인상은 어떻게 할 것인지. 그런 점수가 성공적인 업무수행을 보장할 수 있을지. 분당 재건축에서 선도지구 선정을 위해 모든 것을 점수화해서 재건축아파트 대상을 정한다. 그러면 분당을 처음 건설할 때 보여주었던 전체적인 도시계획은 어디로 갈 것인지. 전체 청사진 없이 개별 아파트 단지 설계에 맡겨버릴지 그렇다면 재건축이 끝나고 난 뒤의 모습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또 하나는 현재 만성화되어가는 세수펑크 적자재정문제이다. 단체마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현재의 예산 쓰기에 여념이 없는 것 같다. 공원을 보면 과도하게 꾸미고 시민편의라 하고 엄청 돈을 써댄다. 그렇게 적자 재정이 누적되면 뒷감당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의문이다. 러시아가 한때 사회인프라가 잘 구비되어 있었지만 경제가 침체되어 사후관리가 안되어 낙후되어 버린 적이 있었다. 우리 기업이 망해서 세금이 덜 걷히고 나면 그 뒷감당은 누가 할 것인지. 그런데도 우리는 기업인을 그저 잡아넣는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 규제의 칼만 들이대면 잘 될 줄로 안다.
우리의 몸과 같은 노쇄현상이 우리 기업에서도 발생한다. 조직이 커지면 기동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경쟁자가 유연한 조직과 정열적인 노력으로 치고 나온다. 관리자가 많아지고 그 결과 혁신은 더뎌지고 유지비용만 커진다. 이익이 많다고 온 이해관계자들이 달라붙어 뜯어먹기에만 열심이고 파이를 키우는 데는 소홀해진다. 삼성전자도 그런 상황에 빠진 것인지.
이러한 우리의 현상황을 보면 지금쯤 사회일각에서는 경종을 울리고 제2의 새마을 정신을 제창해야 하지 않을까. 정부재정지출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내 마을을 가꾸는 솔선수범이 필요하지 않을까.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고 언제까지 마을 청소를 예산으로만 해야 할까. 재정상태가 호전되리라 막연히 믿고 계속 현재의 씀씀이를 계속해야 할까. 우리 기업이 계속 잘해서 세수가 잘 걷히리라 믿고 구태의연히 쓰기에만 신경을 써도 될까.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공무원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그저 점수만 매겨서 행정 하기만 즐겨해야 할까.
정치권에서는 혐오감만 주는 정쟁에만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처해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적절한 사전조치를 해주기를 바란다. 모든 조직은 촉각이 발달해야 경쟁에 이길 수가 있다. 촉각이 있더라도 이를 문제로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또 조직은 살아갈 수가 없다. 정치권은 소음을 만드는데 열중할 것이 아니라 소리없이 다가오는 위기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새마을 연수원에서 동창회를 한다해서 문득 지난 시절 새마을 운동에 참여하던 시절의 열정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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