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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CGV 생중계 기사를 보고선진한국 2023. 11. 20. 06:22
젊은 세대에 월드컵만큼 인기가 있다는 롤드컵이 고척동 돔에서 개최되었다. 난 게임을 하지 않는 꼰대이어서 관심이 별로 없지만 현대 기술 문화 발전 트렌드와 이러한 기술과 문화 발전이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제 중 하나로 지역균형발전 필요성 증대 내지는 지역소멸에 가까운 서울 집중현상을 어떻게 완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오래 전부터 위정자의 큰 해결과제이었는데 최근에는 메가서울 문제가 다시 부상되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가 총선과 연계되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방소멸 원인으로는 그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모호하지만 의료, 교육과 문화시설이 열악하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인데 문화시설에 관하여 보자면 지방에는 대형 공연장이 없고 젊은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하나의 원인이다. 그런데 이번 롤드컵을 CGV에서 생중계했다는 것을 신문에서 보고 눈이 번쩍했다.
기술발전으로 이런 식으로 문화 공연이나 중계를 지방에서도 영화관을 통하든지 대형 공연장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물론 안방에서 즐길 수도 있으나 많은 군중이 모여서 보는 것은 또 다른 심리적 효과를 낼 수가 있다. 소외되어 가는 개인적인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즐기는 장소의 필요성은 반사적으로 높아가기 때문이다. 혼자서 보는 중계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보는 중계는 그 감동이 사뭇 다르다. 지방 관리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이다. 한편 대형 영화관의 새로운 개척분야이기도 하다.
이 소식을 듣고 또 머리를 스치는 것이 짐 캐리 배우가 나오는 "트루먼쇼"라는 영화다. 갑자기 무슨 얘기냐 하겠지만 너무 소외되어가는 현대인에게는 남의 생활을 엿보는 것도 하나의 관심거리이다. 당근마켓을 이용하면서 물건을 인수하러 판매자의 집에 가거나 만나보면 의외로 친절한 사람들이 있어 잊고 살았던 사람의 인정을 실감할 수도 있고 또 그 가구나 생활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살아온 역사를 보는 것 같이 흥미로운 점도 있다.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남의 일상생활이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또 하나의 트랜드는 실시간 중계되는 유튜브 방송이다. 처음엔 광화문 시위현장 중계로 인기를 끌더니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이용해서 개인 일상사를 중계하고 있다. 난 그중에서도 허경연 강의를 열심히 보는 편이고 김문수 동기의 등산 유튜브실시간 방송도 가끔 본다. 잘 때는 유튜브 방송을 들으면서 잠이 든다. 좋은 점이 짧은 유튜브 방송이 끝나면 저절로 꺼지기 때문에 도중에 잠이 들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난 앞으로 이런 유튜브 방송이 안방 관광여행을 시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 직접 여행하는 것이 점점 두려워지고 힘들기 때문에 누가 이를 해 준다면 기꺼이 봐주겠다. 광고를 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 요금을 내라 해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테레비 프로에서 관광 반 출연자 말 반의 관광은 필요 없다. 출연자 말과 재담이나 대화는 성가시기만 한다. 우리는 그것을 보거나 들을 필요는 없다. 그냥 무언으로라도 관광지만 보여주면 좋겠다. 마치 어떤 프로그램에서 달리는 기차만 몇 시간 보여줘도 그것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있듯이. 심지어는 이집트에서는 불멍 하는 텔레비전 프로도 있었다. 그냥 페치카 불타는 것을 대사 없이 보여주는 프로이다.
이를 정리하자면 우리가 즐기는 대상이 스포츠건 문화공연이건 관광이건 개인 사생활이건 간에 집에서 또는 대형 공연장에서 단체로 장소의 큰 제약 없이 즐기는 미래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집중현상이 어느 정도는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위안이 생긴다.
그런데 이를 더 실감 있게 보여주는 것이 생겼다. "몰입형 전시장 라이트룸" 이란 것이다. 어느덧 우리나라에서 고덕동에 라이트룸 서울이라는 것이 생겼다 한다. 5면 스크린에 27대의 프로젝트 그리고 1500개의 스피커가 동원된다고 한다. 아마도 이런 기술은 이제 규모를 줄여 개인집에서도 어느 정도 구현될 것이라고 본다. 이제 우주여행도 집 거실에서 하고 그것이 불만족스럽다면 라이트룸에서 보고 그것도 불만일 경우에는 직접 여행을 떠나면 될 것이다. 가상현실기기가 좀 더 정밀화한다면 거실도 필요 없고 안경하나만 쓰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과연 미래는 어떻게 될는지 흥미로운데 아쉽다. 나의 수명이여 나의 건강이여.
예전에 호주 브리스베인에서 어떤 80대 노인 사업가를 면담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분이 이런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돔 스키장과 더불어 서라운드 화면으로 우주여행을 하는 것을 사업화하고 있는 분이었다. 요즘 돌아가셨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때 그분과 면담하고 나오면서 우주인을 만나고 나오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10여 년이 안되어서 이미 그런 시대가 오고 있다. 오래 살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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